[CTL Teaching Tips #41] 학생들의 성적 문의 혹은 이의신청에 관한 이야기
- 교수학습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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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20
교수학습혁신센터-20240621
<출처 표기방법> 이상은, 구민영, 김예진(2024). 학생들의 성적 문의 혹은 이의신청에 관한 이야기(CTL Teaching Tips #41). 서울: 성균관대학교 교수학습혁신센터.
쨍한 햇살이 비치는 여름날이 성큼 다가오며 이번학기를 마무리하는 성적입력 기간이 돌아왔습니다. 교수학습혁신센터는 작년 12월 티칭팁 32호(https://ctl.skku.edu/ctl/teaching.do?mode=view&articleNo=45459&article.offset=0&articleLimit=10#/list)에서 주로 미국 대학의 자료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성적이의제기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였습니다. Princeton University는 학생이 발전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먼저 제공하고 성적에 대한 근거를 따로 분리하여 제시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또한, Carnegie Mellon University가 제시하는 상황별 이의제기 대처법을 통해 학기말 성적이의 제기에 대해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티칭팁은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언론 기사를 중심으로 성적 이의 제기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과 교수님들의 대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성적과 평가에 민감한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 이의 제기를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학생들은 성적공개와 이의신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2021년 성대신문에 실린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의 성적처리 과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설문 참여자 202명(인사캠 130명, 자과캠 72명) 중 과반수가 넘는 135명의 학우가 ‘아니오’라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학생들이 알 수 없는 성적 평가기준, 교강사가 확인하지 않는 이의신청, 아예 이의신청을 받지 않는 교강사, 늦은 성적 공시로 인한 이의신청 시간의 부족 등이 있었습니다. 성적처리 과정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가장 많은 답변이 있었던 이유는 ‘알 수 없는 성적 평가기준’이었습니다. 수강했던 강의에서 성적 평가 및 채점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우는 전체 135명 중 100명을 차지했습니다.
성적의 평가 기준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은 비단 우리 대학 학생들만의 의견은 아닙니다. 작년 3월 보도된 '연세춘추' 기사 “재량권과 학습권, 팽팽한 줄다리기” 기사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학생들 역시 성적 평가의 세부사항을 알고자 하였습니다. 연세대학교는 성적과 관련된 여러 사항, 성적 세부사항 공개 여부, 이의신청 답변 여부, 성적 확인 기간 내 성적 제출 일자 등을 교수님들의 재량에 맡기고 있고, 일부 교수님들이 성적의 세부사항을 고지하지 않아 학생들이 왜 특정 성적을 받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성적 이의신청이 성적 확인 기간 내에만 가능한데, 교수님이 최종 성적을 확인 기간의 마지막에 고지하면 학생들은 이의신청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은 성적이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며 세부적인 기준으로 어떤 것이 있고, 자신의 성적은 그 기준 내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알고 이해하고자 합니다. 그 기준을 제공받지 못했을 때나, 자신이 예상하거나 혹은 기대했던 바와 다른 결과가 있을 때 성적이의를 제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Carnegie Mellon University 사례처럼 일단 이의제기를 해보려 하는 학생들이나, 자신의 성과와 관계없이 “A” 혹은 “A+”를 받겠다는 학생들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수님과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기울인 노력과 교류가 만나는 지점인 성적공개와 성적확인에서 서로 오해를 줄일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준에 따라 성적을 공시하고 이의제기에 답을 해주시는 것을 학생들은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학생들은 어떤 세부 점수 공개를 기대할까
한성대신문사에서 실시한 수도권 4년제 대학교 70개를 조사한 결과로 낸 기사에 따르면 ‘학교 시스템상에서 의무적으로 출결, 과제, 시험 등의 세부 성적을 공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305명 중 298명(97.7%)이 ‘예’, ‘학생들의 성적 이의신청에 대한 교수자의 답변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에 288명(94.4%)가 ‘예’라고 압도적으로 많은 응답이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요즘 대학생들은 어떤 성적표를 받으며 컸을까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가상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홍길동 학생이 받은 수학통지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생겼습니다. 수학 하나의 과목의 평가 방식은 지필(시험)과 수행으로 먼저 구분되고, 각 방식별로 어떤 영역에서 어느정도의 비율로 반영되는지가 표기되어 있으며, 만점과 받은 점수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합계가 점수로는 몇 점, 대학의 성적같이 A, B, C로 매겨진 성취도로는 무엇인지, 다른 학생들의 성적과 비교한 상대적인 위치인 석차등급, 석차, 과목평균까지 종합적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29562.html
한편 이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접하게 되는 성적표는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한 학기가 끝나고 받아보는 성적표에는 학생이 수강한 5개 교과목의 A, B, C 등의 등급과 4.5, 4.0, 3.5 등의 학점만이 표시되어 있어 고등학교 교과목 하나의 성적통지표에 비해 정보가 훨씬 적습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보내면서 성적통지표를 받을 때 당연히 알 수 있었던 많은 항목들이 대학의 성적 확인 시스템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학생들이 세부 성적 기준으로는 어떤 것이 있고, 자신의 점수는 세부 항목별로 몇 점이며, 자신과 함께 수강했던 다른 학생들의 평균은 어떠한지를 궁금하게 만들고, ‘성적 이의신청’이라 이름붙여져 있으나, ‘성적 문의’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입니다.
3. 학생들의 성적 문의와 이의신청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학생들의 성적 문의 배경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실제 성적 공시 및 정정 기간에 교수님들께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학생들은 자신의 과제물, 시험의 평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알고자 하며 이를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수님께서 성적의 세부 점수를 공개해주시기를 기대하며, 자신이 받는 학점이 타당한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따라서 학기 말에 종합적인 성적과 학점을 부여하실 때, 세부적인 평가기준을 함께 준비해두시고 이를 알려줄 준비를 하시는 것이 성적 이의신청에 대응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한성대신문 기사에서 이지영(한성대학교 상상력교양대학 소양핵심교양학부) 교수는 “세부 점수를 모두 공개하면 그에 대해 이의신청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히려 모든 점수를 명확하게 제시하면 학생들이 대부분 성적에 납득해 이의신청이 거의 없다”며 자신의 경험을 밝혔습니다.
어떤 학생은 학점의 변화를 기대하며 성적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아이캠퍼스를 통해 성적 이의를 제기할 때는 평가항목별로 근거가 무엇인지, 본인이 예상하는 점수 혹은 학점은 어떠한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미리 공지를 해주실 것을 제안합니다. 이 경우는 학생들은 이의신청 내용을 작성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므로 이의제기를 남발하기 어려울 것이고, 이의신청을 위해 자신의 학습과정을 돌이켜보도록 유도하게 될 것입니다.
학생으로부터 성적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는 것은 도전적으로 보이고, 가끔 불쾌한 감정이 들 수 있는 일입니다. 교수님께서 이에 즉답하시기 보다는 감정을 누그러뜨릴 시간을 하루 정도 가지시는 것이 상황에 대한 오해를 키우지 않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만약 학생의 성적 처리 및 이의신청으로 인해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교수학습혁신센터로 연락을 주시면(seelee@skku.edu, 02-760-0978)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기말 성적을 마주하는 상황에 대해 살펴보고 이의신청을 하는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 세부적인 영역별 반영 비율을 통해 자신이 받은 성적의 산출 근거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대학을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세부 성적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성적에 대한 의문이 발생하고 성적 이의 신청을 하게 됩니다. 이번 티칭팁에서는 학생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되 무분별한 성적 이의 제기는 방지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세부적인 평가기준을 준비하신 후 항목별 세부 점수를 공개하거나, 학생들이 성적 이의를 제기할 때 이유와 근거, 본인의 예상 학점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공지하신다면 학기를 잘 마무리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과 소통하며 수업을 이끌어주신 교수님들 덕분에 우리 학생들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아무쪼록 무탈하게 학기를 마무리하시는데 본 티칭팁이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성대신문 | 조소희 기자 | 성적처리에 불편, 학우들의 의견은 어땠나 | Retrieved from https://www.skkuw.com/news/articleView.html?idxno=22968
한성대신문 | 한혜정 기자 | <사회> “교수님, 제가 왜 B인가요?” (한성대신문, 571호) | Retrieved from https://www.hansungnews.com/article/view/1321
연세춘추 | 곽민정, 김대권, 이제형, 백진주 기자 | 재량권과 학습권, 팽팽한 줄다리기 | Retrieved from https://chunchu.yonsei.ac.kr/news/articleView.html?idxno=29822
한겨레 | 김지윤 기자 | 아이 성적표 보는 방법, 어려우시죠? | Retrieved from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2956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