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2018-2월호 <타일러의 천재성을 찾아서>
- 교육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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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2-01
[타일러의 천재성을 찾아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미국편 – 타일러의 가족과 모교방문
방학을 맞은 이번 뉴스레터 <Learning>에서는 구체적인 학습TIP 대신, TV프로그램을 통해 ‘배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바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미국편. 그리고 그 주인공은 비정상회담에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뚜렷한 가치관과 논리력을 바탕으로 똑똑함의 대명사가 된 타일러 라쉬(Tyler Rasch)!! 그는 과학, 예술, 음악,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능통하고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 해 언어 천재, 타일슈타인, 뇌섹남 등 수많은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타고난 훌륭한 유전자가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우리는 그 보다 그의 교육환경과 학습과정에 초점을 두고 탐색해보고자 한다. 그는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떻게 공부했을까?
1. 전인적 교육
타일러의 한국어는 능숙할 뿐만 아니라, 배려 깊고 지혜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국의 문화나 규범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상대방의 입장을 공감하면서도 근거와 논리를 갖춰 이야기한다. 이는 그가 감정적인 지능도 잘 개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들은 타일러가 외골수 괴짜가 아닌 행복한 천재가 되도록 스키와 골프를 통해 운동능력을 기르도록 했으며, 음악과 미술을 통한 예술적 감수성을 유도했다. 타일러가 다녔던 고등학교인 ‘P스쿨’ 또한 경험을 통한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등학교로 발레, 역사, 예술뿐만 아니라 소똥치우기, 우유 짜기를 필수과목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타일러는 P스쿨이 자신을 지금의 자신으로 만들어준 곳이라며 감사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자신이 타일러만큼 타고난 천재가 아니어서, 전인적인 교육을 위해 헌신해 준 가족들이 아니라서, P스쿨 같은 곳에 다니지 못해 아쉽겠지만 지금부터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찾아보면 어떨까? 우리 대학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열려있다. 불평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서 소중한 경험의 시간으로 활용해보자.
2. 노력
P스쿨을 방문해 만난 마리 선생님에게 타일러의 학창시절에 대해 묻자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였다”고 답한다. 선생님이자 친구인 그녀에게 타일러의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것. 타일러는 어려운 과목들을 골라 들었으며 연극, 미술수업, 하이킹, 배구, 스키 등 다양한 방과 후 활동도 병행했다. 뿐만 아니라 새벽 5시에 일어나 외양간의 소똥 치우는 일도 꾸준히 해왔다. 버몬트 주는 우리나라의 강원도처럼 산지이고 5월까지도 눈이 올 정도로 춥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소똥냄새를 뒤집어쓰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은 없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그 일을 정해진 이상만큼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한국에서라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면제가 되는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냥 하기 싫거나 해도 안 되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이가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운다는 것이 타일러가 배운 P스쿨의 철학이다.
3. 긍정적인 태도
타일러에게 외양간의 소똥을 치우는 일은 책임감이기도 했지만 즐거운 일이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일반적인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학생이 미식축구 MVP라면, P스쿨에서는 겨울 새벽에 소똥 치우는 학생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P스쿨에서 만난 재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 곳의 학생들이라고 모두 외양간 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당황한다. 이구동성으로 외양간 일이 별로 라고 외치기 때문이다. 타일러가 외양간 일을 멋지고 쿨하게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 해야 하는 일, 또는 책임감으로만 생각했다면 오랫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럼 그는 어떻게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 것일까? 80세에도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그의 외할머니, 칭찬으로 응원하는 엄마가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 긍정성은 타일러가 선택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타일러의 삶에도 부정적인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타일러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동시에 그런 그의 천재성은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되었다. 10개월 때 문장으로 말하는 타일러는 부모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존재였다고 한다. 또한 타일러를 위한 전인적인 교육과 P스쿨 입학은 가족들에겐 희생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 때문일까? 어린 시절 누나와의 잦은 몸싸움에도 엄마는 항상 타일러만 혼을 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는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그 과정에서 힘든 가족들과 누나를 위로해야 했던 것도 타일러였다. 어렸을 적부터 천재소리를 듣던 그가 시카고 대학을 나왔지만 그는 소위 잘 나가는 곳에 취업하지 않았다. 수 많은 학국의 남자들이 키 작고 머리숱이 없는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 잃는 것과 달리, 자신의 외모를 사랑하기로 한 것도 타일러의 선택이다. 타일러가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요소와 불행한 요소가 뒤섞인 삶을 산다. 그 삶을 어떠한 태도로 볼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이다. 나에게 타일러의 독특한 웃음소리는 그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그널 같기도 하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성인이 된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자, 이제 자신이 결정할 순간이다.
4. 배움에 대한 개방성
P스쿨에서는 3학년이 되기 전까지 성적을 알 수 없다. 3학년이 되어서 성적을 보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다. 대신, 학생들은 자신의 과제에 대해 꼼꼼한 서면 피드백을 받고, 교사와의 정기적인 토론을 통해 평가를 조정한다. 성적이라는 외부적 평가와 절대적 점수에 연연하기보다 자신이 얼마나 배우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노력 여하를 중시하는 학교의 교육관으로 모든 과목에서 출석은 필수이며, 노력점수도 별도로 부여하고 있다. 숙제를 해오지 않거나 수업을 빠지는 것에 대해서도 처벌하기보다, 그 결과를 스스로 체험하고 학습하도록 한다. 다른 친구들에게 방해가 된다거나, 학교 수업을 따라 가지 못한다는 것을 학습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을 교정하기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P스쿨에서는 자유롭게 과목을 정하기 때문에 정해진 커리큘럼을 갖고 있지 않다. 이를 통해 우리는 P스쿨이 ‘공부’에서 벗어난 ‘학습’과 ‘배움’의 장으로 학생들을 안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험을 통한 학습에서 ‘학습’은 단지 성적을 잘 받거나, 몰랐던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가꾸는데 필요한 태도, 가치관, 신념 등 모든 것을 배우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P스쿨에서는 ‘직접 해봄으로써 배울 수 있다는 교육철학’의 일환으로 학교 내에서 직업을 갖는다. 식사 준비, 설거지, 청소 등을 직접 한다. 앞서 말한 외양간 일과 거름을 만드는 일, 농장을 가꾸는 것 모두가 교육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타일러의 아버지는 타일러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며 타일러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5. 호기심
그렇다면 타일러가 생각하는 똑똑함이란 무엇일까? 타일러는 ‘자신이 추구하는 똑똑함이라는 건 궁금증’이라고 답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궁금증. 그것이 똑똑함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대학에 입학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한 우리는 이제 무엇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는가? 무엇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고 있을까? 이러한 호기심과 알고 싶다는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추구하는 우리의 태도가 우리를 똑똑함으로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아닐까?
왕성한 호기심으로 타일러의 친구들에게 질문을 던지던 타일러의 아빠,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밤새도록 기욤과 토론하던 타일러의 큰아빠가 우리에겐 없지만 새로운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제대로 알기 위해 추구하는 태도를 갖도록 노력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는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여러분도 천재까지는 몰라도 지혜롭고 똑똑한 현명한 사람이 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니까!!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하고 결국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타일러에게 정답을 제공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바라봐주었던 가족과 교육환경. 처음부터 정답을 강요하지 않았기에 틀린 답은 없었다. 풍부하고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기 주변의 노력은, 그가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고 해답에 가까워지도록 도와주었을 것이다. 타일러가 말한 호기심이 그런 해답의 열쇠라면, 우리는 모두 열쇠를 갖고 태어났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없는 아기는 없기 때문이다. 타일러의 사례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힌트로 삼아, 각자 처한 환경에서 배움의 대상과 범위를 넓히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삶을 지향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Reference
https://www.putneyschool.org
http://tv.jtbc.joins.com/myfriendshome
작성: 용정순 선임연구원(02-760-0977, thfqldkf@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