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L Teaching Tips #34] 수업계획서 작성 팁: 팀플, 그리고 팀플의 조장
- 교수학습혁센터
- 조회수687
- 2024-02-06
교수학습혁신센터-20240206
<출처 표기방법> 이상은, 김예진, 구민영(2023). 수업계획서 작성 팁: 팀플, 그리고 팀플의 조장 (CTL Teaching Tips #34). 서울: 성균관대학교 교수학습혁신센터.
학생들에게 팀플은 그리 달갑지 않은 대표적인 학습활동입니다. 조별활동에 참여가 저조하거나 아예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조별과제 빌런"이 흔히 회자되는 것처럼 학생들은 조별과제를 긍정적인 학습경험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또한 조별과제 빌런을 상대하는 조장을 맡는 것은 팀플 중에서도 가장 피해야할 일로 여겨집니다. 교수학습혁신센터는 학생들이 팀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특히 팀플에서 조장은 어떤 역할을 맡기 때문에 피하고자 하는지를 알아보고자 2023년 10월 6일(금)부터 10월 15일(일)까지 열흘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이번 티칭팁은 팀플과 팀플 조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시사점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나아가, 이번 학기 수업에서 학생들이 조별과제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수업계획서에 포함시킬만한 사항으로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팀플 경험 설문조사 응답자
이번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은 총 193명으로, 남학생 68명(35.2%), 여학생 125명(64.8%)이며 1학년 39명(20.2%), 2학년 48명(24.9%), 3학년 50명(25.9%), 4학년 50명(25.9%), 5학년 이상 6명(3.1%)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었습니다. 참여한 학생들의 학과를 살펴보니 인문사회 계열에서는 경영학과와 사회과학계열 학생들이 많았으며 이공계 학생들 중에서는 자연과학계열과 화학공학고분자공학과, 전자전기공학과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설문에 많은 참여를 해주었습니다.
1. 학생들이 팀플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과 현황
조사결과 설문에 응한 전체 응답자 193명 모두가 "대학 수업에서 조별활동 경험이 있다" 고 답하였으며, 전체 응답자의 2/3 정도인 64.3%가 조별활동이 수강신청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응답하였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2.3%에 불과하였습니다. 이 응답결과는 학생들이 수강을 결정할 때 대체로 조별활동의 유무를 중요시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수업에서 조별활동 참여 선호도를 5점 척도로 설문해 보니,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그렇다)까지는 전체 응답의 25% 내외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인 반면, 5점(매우 그렇다)은 응답자가 3.6%(7명)로 가장 작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학생들에게 해당 응답의 이유를 서술형으로 답한 결과를 분석해보니, 1점(전혀 그렇지 않다), 2점(그렇지 않다), 3점(보통이다)으로 답한 학생들은 개인활동을 선호하고, 다른 학생들과 일정을 조율하는 번거로움, 불성실한 조원에 대한 우려, 조별활동에 대한 부담감 등 을 그 이유로 꼽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4점(그렇다)과 5점(매우 그렇다)으로 답한 학생들은 팀플의 장점인 인적교류 및 네트워킹이 가능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수준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불성실한 조원에 대한 우려와 일정 조율의 번거로움을 느낀다는 의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팀플에 대해 선호하지 않거나 보통이라고 응답한 학생들(73.1%)이 선호한다고 답변한 학생들(26.9%) 보다 훨씬 많으며, 이는 조별활동보다 개인활동이 효율적이며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온다고 여기는 것과, 불성실한 조원에 대한 우려, 조별활동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조별활동 경험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수강한 교과목 중 조별활동이 있었던 교과목의 비율 을 설문해보니, 학기 당 약 1~2개의 교과목에 조별활동이 있었다고 답한 학생이 146명(75.6%)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학기 당 약 3~4개의 교과목에 조별활동이 있었다고 답한 학생이 38명(19.7%), 학기 당 약 5~6개 교과목에 조별활동이 있었다고 답한 학생이 4명(2.1%)였으며, 그 외 5명(2.6%)의 학생이 확실치 않다고 답하였습니다. 학생들의 조별활동은 44.6%가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루어졌으며, 50% 이상이 카카오톡과 같은 비실시간 모임(25.4%), Zoom과 구글 Meets 등 실시간 모임(23.8%) 등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오프라인 모임과 온라인 모임을 혼용(4.6%)하거나, 실시간 온라인 모임과 비실시간 모임을 혼용(1.6%)하여 조별활동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2. 학생들 팀플에서 조장(팀장)은 어떤 일을 하는가
학생들은 팀플, 조별과제를 선호하지 않지만, 그보다 더 피하고 싶은 일은 팀플에서 조장을 맡는 일이라고 합니다. 유튜브에서 328만회의 조회수를 보인, ‘조장 하실 분 있나요?’( 조장 하실 분 있나요? (6:47))라는 너덜트(Nerdult) 채널의 영상은 그러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조별활동에서 조장(팀장)의 역할에 대한 학생들의 견해도 조사하였습니다. 설문조사에 응한 193명의 학생들 중 152명(78.8%)의 학생이 조장의 역할을 한 경험이 있었으며, 전체 응답자의 81.3%가 최종 조별과제 결과에 조장의 역할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하였습니다. 조장의 역할이 크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그 이유에 대해 서술형 응답을 한 결과를 분석해보니, 4점(크다)과 5점(매우크다)으로 답한 학생들은 조장이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여 적극적으로 조별활동에 참여하도록 이끌고, 역할분담과 일정조율 등을 함으로써 조별과제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또한 조장이 조원의 의견을 통합하고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대체로 팀플을 하는데 있어서 조장이 프로젝트 결과물의 질에 영향을 미치며, 프로젝트 진행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맡는다고 여기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팀플에서 조장을 맡게 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로 여겨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조장의 역할이라 생각하는 일을 3가지 선택하는 설문 결과, "조별활동 일정 및 장소 정하기" 항목을 선택한 학생이 130명(66.8%)로 가장 많았습니다. "역할분담을 명확하게 나누기" 항목을 선택한 학생이 109명(56.5%)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조원들 간 의견을 조율하기" 항목을 선택한 학생이 94명(48.7%)로 그 다음이었습니다. 이는 팀으로 일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정자(coordinator)로서의 역할에 해당하는 일이며, 학생들이 평소 수행하는 학습과제와는 거리가 있는 역할을 팀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그 다음 일반적인 조장의 역할로 "약속한 일정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관리하기"(28%), "무임승차자가 없도록 관리하기"(20.7%)와 같은 관리자(manager) 역할을 들었습니다. 이 외에 학습과제와 직접 관련된, "조원 각자가 해온 과제가 잘 되었는지 검토하기"(13.5%), "검토한 과제를 피드백하여 개선하기"(15.5%), "개별과제를 취합하여 최종 과제물 완성하기"(19.2%) 등이 일반적인 조장의 역할이라는 응답이 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학생들은 일정 및 장소 선정, 명확한 역할 분담과 의견 조율 등의 조정역할과, 무임승차나 약속이행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조장의 역할이라 여기고 있었습니다. 이는 팀플에서 조장을 하는 것이 팀원으로 팀플을 하는 것과 비교하여, 학습내용을 배우는 기회라기 보다는 팀으로서 일하는 방식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고 인식함을 보여줍니다.
조장이 꼭 했으면 하나,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일을 선택해달라는 설문문항에서 48.3% 학생들이 조장이 무임승차자가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이는 팀플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 무임승차하는 팀원없이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장이 이를 한번더 관리하는 역할을 잘 해야한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팀플 조장에 대해 설문에 응답한 결과는, 팀플을 하면 생기는 일에 대해 학생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는 교수님들께서 팀플과제를 주시면서 의도하셨던, 협력적 학습이나 다양한 관점에 대한 이해, 토론과 비판적 사고 등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무엇을 위한 팀플인가, 어떻게 좋은 팀플로 만들 것인가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무임승차자 방지하는 팁을 제시하면서, 그 첫번째로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과제는 굳이 팀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즉, 프로젝트를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협력적 학습, 다양한 관점의 이해 등의 학습목표와 더불어, 팀으로 일하는 방식을 경험하는 것이 학습목표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일하는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 들이 따라옵니다. “자신이 겪은 조별활동 중 불만족스러웠던 조별활동 경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라는 질문의 응답을 살펴보면, 학생들이 꼽는 첫번째 불만족의 원인은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팀원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숙지하지 못한 경우나 정성스럽게 하지 않고 대충해서 제출한 경우 나머지 팀원들의 일이 늘어나는 상황이 생깁니다. 더불어, 약속 시간이나 마감 기한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생기거나, 나아가 팀플을 위한 미팅에 아예 참석하지 않는 무임승차자가 있을 경우 힘들었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두번째 현실적인 어려움은 소통입니다. 조에 외국인 학생이 많아 소통이 어렵거나 연락이 두절된 학생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셋째, 조장이 의견이 너무 강하거나 반대로 전혀 리더십이 없을 때 팀프로젝트가 실패했던 경험을 작성해준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팀플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학습목표라면 교수님께서 수업계획서를 작성하실 때나 개강 첫날 한 학기 계획을 안내하실 때, 혹은 학기 중간에 팀플에 대해 오리엔테이션하실 때 고려하실 몇 가지 안내사항들이 있습니다. 네덜란드 자유대학교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가 팀플에 대해 안내하는 사례를 종합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팀으로 해내야 하는 일과 그 일정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자유대학교는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그룹 내에서 할 일과 의무 사항들을 일정표에 기록하고 함께 협업하겠다는 계약서를 만들도록 합니다. 기획, 보고서 작성, 실질적인 작업 수행 등 실행 계획을 적고 중간 보고서를 제출할 때 각자의 업무를 부담하도록 서약하며 교수님께서도 그 계획서와 계약서를 받아 함께 검토하고 논의합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는 수업계획서에 아래와 같은 예시로써, 그룹활동과 그 일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 4월 26일 그룹만들기: 줌미팅을 통해 공동으로 수행할 과제에 대해 합의하기
- 5월 3일 프로젝트 제안서 제출: 어떤 아이디어가 최종 선택되었는지와 더불어, 그룹의 구성원들은 각각 최소 1개의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하며, 최소 2개의 출처를 담아 제안서를 문서화할 것.
- 5월 10일 참고문헌 제출: 구성원별 최소 2개의 출처 제공. 각 참고문헌의 출처와 주석을 작성할 것
- 5월 17일 개요 작성. 프로젝트에 담길 주제들을 정리하여 개요를 작성
- 5월 31일 발표하기와 피드백 받기. Preliminary drafts 로 발표를 하고, 교수자와 동료들의 피드백을 받기
- 6월 7일 최종 제출. 수정을 거친 최종 결과물을 제출하기
둘째, 팀의 구성과 팀 활동방식을 명확하게 안내하시는 것입니다. 팀을 이루어 학습활동을 한다면, 한 그룹 당 몇 명의 학생으로 구성되는지(예, 최소 3명-최대 5명), 학생들을 배정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예, 교수자에 의한 배정이나 학번, 전공을 다양하고 구성)를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그룹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그룹활동을 위한 시간과 장소로서, 수업시간과 강의실로 배정해주신다면, 조장을 중심으로 학생들 간에 이를 조율하는 데 드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 - 그룹 구성: 강사에 의한 배정 (학번, 전공 다양하게 구성할 예정)
- - 그룹 활동시간과 장소: 매주 두번째 차시의 마지막 30분동안 강의실에서
- - 조장의 고유 역할과 인센티브: 코디네이터 역할, 동료평가 점수에 가산점 부여
- - 무임승차자 기준: 전체 팀활동에서 1/4이상의 불성실한 참여나 약속 불이행
- - 무임승차자 페널티: 동료평가 점수에 감점
셋째, 팀플 과정과 결과를 평가요소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팀플의 프로젝트 결과물에만 성적을 부여하지 마시고, 그 과정에도 성적을 부여하며 이를 수업계획서에 명시해주십시오. 팀플의 과정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동료평가를 적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간이 긴 프로젝트일수록 학생들 간 상호 평가와 자기평가를 통해 누가 어떻게 기여했는지, 혹은 기여하지 않았는지가 드러나도록 하고 이를 최종 팀플평가 요소에도 반영해주십시오. 팀프로젝트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평가루브릭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는 루브릭의 예시에서, 그룹 계약(10점), 프로젝트 제안서(10점) 등 앞서 날짜별로 진행되었던 조별활동에도 점수를 부여하며 최종 프로젝트(50점)에 가장 큰 점수를 할당하였습니다. 또한 "특정 구성원의 기여 부족으로 최종 결과물의 질이 저하될 경우 해당 구성원에게만 낮은 점수를 부여한다"와 같이, 그룹활동이 프로젝트의 점수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안내함으로써, 조별활동에서 학생들이 가질 혼란스러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대학 학생들의 팀플 경험과, 팀플 조장에 대한 인식, 그리고 학생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수업설계 방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 대학 학생들 대부분은 조별 활동 경험이 있으나, 조별 활동을 선호하는 학생들보다는 선호하지 않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학생들은 팀으로 융합함으로써 더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팀프로젝트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인식하기도 하였지만, 무임승차자가 있거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 불편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도록 팀플을 설계하시고, 팀플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2024학년도 수업과 팀플을 계획하시는데 이번 티칭팁이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너덜트. (2021, 7월 13). 조장 하실 분 있나요?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80N0U45Dfz0
Vrije Universiteit Amsterdam. (n.d.). How do you prevent free-riding in group assignments? Retrieved February 5, 2024, from https://vu.nl/en/employee/didactics/how-do-you-prevent-free-riding-in-group-assignments
UNC Charlotte Center for Teaching and Learning. (n.d.). Group projects. Retrieved February 5, 2024, from https://teaching.charlotte.edu/teaching-guides/online-learning/online-activity-examples/group-proj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