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L Teaching Tips #36] 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플립러닝 사전영상을 보는가?
- 교수학습혁센터
- 조회수1045
- 2024-04-12
교수학습혁신센터-20240412
<출처 표기방법> 이상은, 구민영, 김예진, 2024 [교육공학의 이해] 수강생들 (2024). 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플립러닝 사전영상을 보는가? (CTL Teaching Tips #36). 서울: 성균관대학교 교수학습혁신센터.
COVID-19는 오프라인에 국한되어 있던 대학교육을 온라인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등장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 이상 학습할 것을 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사항에 발맞추고자 우리 대학은 학생참여형 플립러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학생참여형 플립러닝에서 교수자는 강의실에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대신 학생의 참여와 협업을 이끌어내는 촉진자 역할을, 학생은 수동적으로 지식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업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온라인에서 사전강의 영상을 통해 학습을 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사전강의 영상을 미리 녹화하고 업로드해주시고, 학생들은 시공간적 제한 없이 스스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플립러닝에서 학생들에게 사전학습을 위한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것은 학습에 항상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을 아닙니다. 스스로 효과적인 방식으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차일피일 시청을 미루거나 사전영상을 틀어만 놓고 다른 일을 하게 되기도 할 것입니다. 교수학습혁신센터는 학생들이 사전강의 영상 시청의 실태를 알아보고자 36호와 37호 티칭팁에 ‘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플립러닝 사전영상을 보는가?’, ‘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플립러닝 사전영상을 안 보는가?’를 담을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2024학년도 ‘교육공학의 이해’ 수강생 32명을 대상으로 사전영상을 보게 되는 이유와 안 보게 이유, 그리고 사전학습 영상이 어떻게 설계되기를 기대하는지에 관한 서술형 응답을 수집하였습니다. 36호와 37호 티칭팁이 교수님들께서 플립러닝 사전영상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이해하시고, 이로부터 얻은 시사점을 통해 더 효과적인 사전강의 영상을 제작하시는데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1. 데이터 수집 과정
본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교육공학의 이해’ 수강생 32명이고, 이들은 플립러닝 사전 동영상을 보는 이유와 보지 않는 이유를 작성하여 아이캠퍼스에 게시하였습니다. 이유를 작성할 때는 '사전학습 강의영상 요인', '학습자 개인 요인', '학습환경 요인'으로 구분하도록 하였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각 항목별로 2~3개의 이유를 적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한 이유를 작성하는 것이 끝난 후, 다음 단계로서 다른 학생들이 올린 게시물을 읽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새로운', '의미 있는', '중요한' 이유를 선정하고 이를 해결하는 제안(recommendation)을 댓글로 쓰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학생들은 서로 다른 3개 이상의 이유에 대한 의견과 제안을 작성하였습니다.
2. 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플립러닝 사전영상을 보는가?
가. 사전학습 강의영상에 관한 이유
플립러닝 사전영상을 시청하도록 만드는 '강의영상 요인'은 음질, 화질, 동영상의 길이와 같은 기술적 특성과 콘텐츠의 내용, 교수자 출현, 질 좋은 자료 활용과 같은 내용적 특성으로 분류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학생들의 영상 시청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가장 많은 응답은 '동영상 재생시간'이었습니다. 23명의 학생들이 동영상의 재생시간이 짧을 시 사전영상을 시청한다고 밝혔으며, 학생들이 제시한 구체적인 수치는 '30분'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학생들의 영상시청을 좌우하는 요인은 '콘텐츠의 내용'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콘텐츠 내용이 진로와 관련 있거나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재밌는 농담이 있을 경우 콘텐츠를 흥미롭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또, 학습목표, 목차, 학습 내용을 제시하여 체계적인 콘텐츠를 제공받고 싶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많이 언급되었던 것은 '질 좋은 자료'로서, 학생들은 최신의 자료, 형태와 내용면에서 다양성을 갖춘 자료를 질 좋은 자료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질 좋은 자료'와 유사한 수준으로 언급되었던 것이 '콘텐츠 내 교수자의 출현'이었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교수자의 모습이 영상에 포함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나. 학습자 개인에 관한 이유
플립러닝의 시청을 유도하는 '학습자 개인 요인'은 크게 '관심사', '학습', '성적', '시간적 여유', '개인성향'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관심사'로, 26명의 학생들이 수업 내용이 진로와 관련 있거나 내용 자체에 흥미를 느껴 동영상 강의를 시청한다고 답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학습'으로, 학생들은 오프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사전영상을 시청한다고 답하였습니다. 또, 새로운 사실을 알기 위한 목적으로도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과제, 퀴즈 등 영상을 시청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는 경우, 학생들은 사전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외 공강 시간 등 시간적 여유가 있어 사전영상을 시청하는 경우도 있고, 교수자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있어 사전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업에 열의가 있거나 성실하게 수업이 임하려는 '개인성향'의 영향으로 사전영상을 시청한다고도 응답하였습니다.
다. 학습환경에 관한 이유
마지막으로 플립러닝을 시청하는 '학습환경적 요인'으로서, 이는 오프라인 수업과의 '연계성', 성적과 같은 '강제성', '시간성', '동조효과', '공간적 여유'등으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요소는 '강제성'이었습니다. 학교 운영 방식이 대부분 플립러닝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사전학습영상을 시청한다는 학생이 있었고, 마감일이 지나면 동영상 재시청이 불가하기에 시청한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강제성에 포함되는 여러 이유들 중에서도, '성적'은 13명의 학생에게 사전영상을 시청하는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출결점수와 과제제출 등 사전영상을 시청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기에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23명의 학생이 사전학습영상과 대면 수업 간 연계성이 있을 때 사전학습영상을 시청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오프라인 수업의 발표와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사전학습영상을 시청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학생들이 플립러닝 수업의 취지와 부합하는 이유로 사전학습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많이 언급되었던 '시간성'은 학생들이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사전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이하게도 학생들은 동료학습자들 간에 사전영상을 시청하는 분위기가 우세할 때, 그에 대한 '동조효과'로서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전자기기와 같은 학습도구를 사용할 수 있거나 비교적 조용한 공간이 확보되는 ‘공간적 여유’가 있을 때 동영상을 시청한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3. 플립러닝 사전영상 강의제작에 주는 시사점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다른 수강생들이 쓴 이유들을 잘 읽어 보고 나서 자신이 생각하기에 '새로운', '의미있는', '중요한' 이유를 고르고 이 이유를 해결하거나 반영한 제안(recommendation)을 댓글로 썼습니다. 학생들이 플립러닝 사전영상을 보는 이유에 관한 댓글과 조사결과를 종합하여 사전영상 강의제작에 주는 시사점을 찾아보았습니다.
가. 하나의 영상 재생시간은 30분 내외로 하거나, 영상에서 목차를 설명하기
학생들의 사전영상 시청을 유도하는 영상에 관한 요인은 동영상 재생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사전영상 학습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어 시청하기 때문에 영상의 길이가 1시간 이상으로 길다면 큰 부담을 느낀다고 합니다. 영상이 길어지면 시각적으로 피로할 뿐만 아니라 집중력이 저하됩니다. 가끔 학습을 시작하기도 전에 긴 영상의 길이로 인해 학습 의욕이 저하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상을 녹화하기 전에 내용을 구분하고 분할하여 한 영상의 길이가 30분 내외가 되도록 녹화해주십시오. 사전강의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학습목표를 검토하시고 목차를 나누어 구성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사전강의를 20분 ~ 30분 길이로 분할해서 업로드한다면 학생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만약 영상을 구분하여 제작, 업로드 하지 않더라도 영상의 시작에 목차가 있다면 학습자가 영상을 보며 스스로 내용을 구분하여 시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교수자의 구체적 설계와 분할을 통해 동영상의 길이를 조절하여 학생들이 사전 영상을 시청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나. 예시나 사례, 교수님 개인에 대해 영상에서 설명함으로써 학생들의 관심과 연결하기
학생들은 사전영상이 본인들의 관심사와 연결될 때 시청을 하고자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의 Center for Teaching & Learning 홈페이지에 게시된, “How Do I Design Videos That Students Want to Watch?”은 효과적인 비디오강의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먼저, 학습내용을 관련성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핵심 개념을 더 깊이 탐구하도록 하거나, 수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나 개념에 초점을 맞춘 동영상을 제작하십시오. 학생들은 강의영상 시청을 통해 자신이 해결할 문제나 과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 영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교수님 개인을 표현해주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되도록 카메라를 보고 설명하시고, 좀더 일상적인 언어로 학문적인 개념을 설명해주십시오. 또한 학생들은 개인적인 수준에서 교수님과 연결하고 싶어합니다. 이를 위해 교수님의 학창시절 경험이나, 이 교과목과 관련된 개인적 경험, (허용하시는 범위 내에서) 가족이나 반려동물에 대해 언급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PPT와 같은 시각 자료도 텍스트를 너무 많이 포함하여 그대로 읽지 마시고, 이미지, 그래픽, 도표, 그림 등을 포함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듯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영상의 마지막은 다음 영상의 예고를 언급하셔서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다음 강의를 시청하고 싶게 만들어주십시오.
다. 사전영상의 학습관리를 설계하기
현재 아이캠퍼스 대부분의 사전영상은 지정된 기간에 출석확인을 해 놓으면 학기가 끝날 때까지 볼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언제든지 다시 들을 수 있으며 여러 번 복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정해진 주차에 공부를 하지 않게 되는 단점이 발생합니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 점에 공감하며, 일단 영상을 틀어만 놓고 출석 인정을 받은 후, 시험기간이 되어 몰아듣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각 주차마다 사전강의 영상과 관련된 퀴즈를 통해 학습자가 제대로 강의를 시청했는지 점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퀴즈 문제는 ‘1. 사전영상을 보기 전에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은 무엇입니까?’, ‘2. 사전영상을 보고 새롭게 배운 내용은 무엇입니까?’, ‘3. 사전영상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내용은 무엇입니까?’와 같이 매주 적용할 수 있는 퀴즈로 출제하셔도 좋습니다. 또한, 강의영상을 여러 개로 나누어 출석을 여러 번에 걸쳐 확인하고, 규칙적인 수강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영상의 시청 마감기한을 시스템에서 기본으로 설정된 일요일 자정이 아니라, 교수님께서 오프라인 수업 전, 특정 시간으로 제한하여 정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플립러닝에서 학생들의 사전영상 학습을 유도하는 요인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학생들은 사전영상의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플립러닝 사전영상 시청을 좌우하는 영상 자체 요인은 ‘동영상 재생시간’, ‘콘텐츠의 내용’, ‘질 좋은 자료’, ‘콘텐츠 내 교수자의 출현’이었습니다. 또한, 플립러닝 사전 영상을 시청하는 학생들의 개인적 요인은 ‘관심사’, ‘학습’, ‘성적’, ‘시간적 여유’, ‘교수자에 대한 긍정적 감정’, ‘개인성향’이 있었습니다. 학습환경적 요인으로는 ‘성적과 같은 강제성’, ‘오프라인 수업과의 연계성’, ‘시간적 여유’, ‘동조효과’, ‘공간적 여유’ 등이 있었습니다. 이를 기초로 교수님들께서 사전영상 강의를 제작하실 때 고려하실만한 시사점도 찾아보았습니다. 먼저, 사전학습 강의영상 하나의 재생시간을 30분 내외로 하고 목차를 포함하는 것이 학생들의 영상 시청을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사에 맞는 예시나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입니다. 또한 온라인 영상으로 인한 심리적 거리감을 줄여주기 위해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시는 것도 영상시청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셋째, 강제성을 부여하여 사전영상의 학습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사전 영상에 관한 퀴즈를 내고, 영상 시청 마감기한을 제한하여 설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학습의 규칙성을 유지하도록 도우실 수 있습니다.
이번 티칭팁에서는 학생들의 플립러닝 사전 영상 시청 이유와 영상 개선 방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교수님들께서 플립러닝 사전영상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깊이 있게 이해하시고 효과적인 플립러닝 운영을 위해 수업을 개선하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티칭팁에서는 학생들의 사전 영상 미시청 이유를 살펴보며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 Center for Teaching & Learning. How Do I Design Videos That Students Want to Watch? Retrieved from https://www.umass.edu/ctl/how-do-i-make-videos-students-want-watch